경춘선...
평소에는 그냥 지나쳤을법한 기억들이 사라진다고 하니 괜히 떠오릅니다. 좋았던 추억이 대부분이었던 경춘선이 내일이면 복선 전철 개통으로 인해 사라진다고 하니 괜시리 서글퍼지기도 합니다. 언제까지나 남아 있을 줄 알았던 추억들이 사라진다고 하니 그런가 봅니다. 그래서 기존 경춘선이 사라진다는 이야기를 전해듣고 아는 분들과 함께 그런 기억들을 다시 떠올려보고 싶은 마음에, 그리고 변하기 전의 경춘선 무궁화호를 영원히 추억할 뮤직 비디오 영상을 제작하기 위해서 지난달말 마지막으로 춘천행 무궁화호 올라타고 기차 여행을 떠났습니다.
뮤직 비디오 영상 제작에 대한 이야기는 이번달 초 쓴 아래 글을 참고해주세요.
http://remkid.tistory.com/749
이번 글은 완성된 뮤직 비디오와 함께 경춘선 복선 전철 개통으로 이제는 사라질 몇 가지 풍경들과 함께 하도록 하겠습니다. 아래 뮤직 비디오는 지난달 아는 분들과 함께 가정용 캠코더 HMX-S16에 35mm 필룸룩 어댑터를 사용해 1박 2일에 거쳐 촬영을 진행했고, 저번 주에 편집이 끝났고, 제 블로그에는 이제야 올리네요. 촉박한 시간 속에 만들어지긴 했지만 사라지는 것들을 잊지 않기 위한 의도에서 만든 것이니 옛 추억을 생각하며 재미있게 봐주세요. ^^
마지막 경춘선 기차를 타다...
'춘천가는 기차' 뮤직 비디오
촬영 겸 기차를 타기 위해 도착한 청량리역... 예전과는 많이 다른 모습의 청량리역부터 시작해 가는 동안 지나쳐가는 몇몇 역들은 예전에 알던 낡은 건물들이 아니었습니다. 그렇게 역을 하나 둘 지나쳐가면서 이전 대학 시절 거쳐갔던 추억들이 떠오르더군요. 괜히 아무것도 아닌 기억에 마음이 울적해지기도 실소를 터뜨리기도 했습니다. 괜한 아쉬움이 남아서 입 안에서 씁쓸한 돌기도 했습니다.
원래 경강역에서 내리려 했지만 백양리역에 내렸습니다. 경강역 도착 전 많은 짐꾸러미를 챙기다 보니 시간이 많이 소요됐는데, 야속한 기차는 그 틈을 참지 못하고 경강역 도착 30초 만에 문을 닫고 출발해버렸습니다. 하지만 백양리역에서 내린건 오히려 행운이었죠. 역무원이 상주하지 않는 무인역인 백양리역은 그 옛날 촌로가 장성한 자식을 떠나보내며 아쉬워하던 어느 시골역의 풍경을 펼쳐놓고 있었습니다. 아직도 옛날의 모습을 유지하고 있는 이 곳이 너무나 정겨웠습니다. 복선 전철 개통 후 엘리시안 강촌 옆에 세워질 새로운 역 때문에 이 역은 폐쇄될 예정입니다. 우연찮게 마지막 모습을 볼 수 있던 건 행운이었죠.
촬영 2일째...
우리가 방문한 곳은 경강역이었습니다. 경기도와 강원도의 사이에 있다고 해서 경강역이라는 이름이 붙여진 이 곳은 영화 '편지' 등의 촬영 장소로도 유명하고 아담하고 소박한 간이역의 정취가 느껴지기 때문에 많은 분들이 사진을 촬영하러 오는 곳이기도 했습니다. 이 곳 역시 복선 전철 개통으로 인해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돼죠.
아담한 역사 내부... 하행 6번, 상행 4번 기차가 정차하던 이 곳은 백양리역과는 다르게 역무원 두 분이 근무하고 계셨습니다. 뮤직 비디오 촬영을 해도 되냐고 요청하니 흔쾌히 수락해주셨던 역무원분들께 여기서 다시 한 번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네요. ^^
이 날 새벽부터 오전까지 눈이 내린터라 소박하고 여유로운 경강역은 더 운치있어 보였습니다. 눈이 온 경강역을 렌즈에 담을 수 있었던건 매우 큰 행운이었죠. 언제나 빡빡한 생활에, 또는 도시에 찌들어있었던 건지.. 그 여유롭고 운치있는 모습이 매우 부러웠습니다. 언제까지나 이 곳에 머물고 싶다는 마음은 한 가득이었지만, 삶은 멈추지 않고 꾸준히 흘러가는 것... 이 곳에서의 촬영을 모두 마친 후 경강역은 마음 속 한 구석 추억 속에 남기고 강촌으로 다시 향했습니다.
경강역을 아쉬워하며 그 곳의 많은 것을 사진 속에 넣어봤습니다.
옛 기억 속의 강촌과는 달리 현재의 강촌은 여러가지 놀이시설들도 많았고 대형 마트도 있었습니다. 거기에 도착해서는 뭔가 서운함 마저 들더군요. 내 기억 속의 그 곳이 이렇게 변했구나 라는...
강촌에서의 짦은 촬영을 마치고 서울로 돌아오는 길...
얼마 있지 않아 경춘선을 둘러싼 다양한 추억을 더 이상 보기 힘들겠다라는 생각에 무언가 계속 남는 아쉬움을 지울 수 없었습니다. 지금은 조금 더 여기에 머물러 있고 싶다는 강렬한 열망을 뒤로 하고 내일의 일상으로 다시 돌아갔습니다.
이제는 정말 추억 한웅큼으로 남을 경춘선이여, 이제는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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